[도서추천] 고시원 기담 (전건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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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천] 고시원 기담 (전건우 작가)

단순한 공포가 아닌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호러 소설, 전건우 작가의 '고시원 기담' 리뷰

공포소설이라고 하면 흔히 귀신이 등장하거나, 누군가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무서운 이야기 정도를 떠올리곤 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공포소설은 잠시 긴장감을 느끼고, 무서운 장면을 소비한 뒤 덮어버리는 가벼운 장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건우 작가의 『고시원 기담』을 읽고 난 뒤, 그런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작품은 분명 호러 소설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무섭기만 한 소설은 아닙니다. 오히려 책을 덮고 난 뒤 가장 오래 남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고시원 기담』의 배경은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고시원입니다. 작은 방 하나, 겨우 몸을 누일 수 있는 공간. 누군가는 꿈을 위해, 누군가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또 누군가는 갈 곳이 없어 머무르는 장소입니다. 어쩌면 현대 사회의 가장 현실적인 공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시원이라는 공간은 묘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지만 서로를 잘 알지 못합니다. 얼굴을 마주쳐도 인사 한마디 나누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각자의 사정과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만큼 고독하고 삭막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바로 그 공간을 무대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처음에는 음산한 분위기와 알 수 없는 사건들이 이어지며 독자에게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고시원이라는 좁고 답답한 공간은 공포를 극대화하기에 충분한 배경이 됩니다. 밤늦게 들려오는 정체 모를 소리, 복도 끝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 독자는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공포가 목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사연을 드러냅니다.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 꿈을 이루기 위해 버티는 사람, 현실에 지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고시원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축소판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모습이었습니다.

보통 공포소설이라면 각자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거나 서로를 의심하는 전개가 많습니다. 하지만 『고시원 기담』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두려움도 있고 갈등도 있지만, 결국 사람들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서로를 돕고, 의지하고, 협력합니다.

처음에는 남처럼 지내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서로를 걱정하게 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손을 내미는 모습은 오히려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무섭다는 감정보다 따뜻하다는 감정을 더 많이 느꼈습니다.

우리는 흔히 현대 사회를 각박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경쟁은 치열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고시원 기담』은 그런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의 온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공포라는 장르를 빌려 인간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작품.

저는 이 책을 읽으며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소설의 힘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공포소설을 가볍게 소비하는 장르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잠깐의 스릴과 긴장감을 즐기기 위한 작품 말입니다. 하지만 『고시원 기담』은 그런 편견을 깨주었습니다.

공포소설 역시 하나의 훌륭한 문학 장르이며,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감정을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건우 작가는 그 메시지를 독자에게 매우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이 책은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추천할 수 있지만, 꼭 공포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공포보다 사람에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긴장감 넘치는 호러 소설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사회의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후자에 더 가까웠습니다.

좁은 고시원이라는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연대와 협력, 그리고 서로를 향한 작은 관심과 배려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고시원 기담』은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공포소설이라는 장르에 편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더욱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생각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온라인 도서관이나 가까운 공공도서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책입니다. 가볍게 펼쳤다가 생각보다 깊은 여운을 남길지도 모릅니다.

올여름,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 한 편이 아닌 사람 냄새 나는 소설을 찾고 계신다면 전건우 작가의 『고시원 기담』을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읽고 난 뒤에는 아마 여러분도 저처럼 "이것을 정말 공포소설이라고만 부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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